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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학위수여식사(式辭)
자랑스러운 부산대학교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영광스러운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이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한결같이 뒷바라지해주신 가족들과, 정성을 다해 제자들을 길러주신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학위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사회 첫발을 내딛기 위해 당당히 이 자리에 서 있는 졸업생 여러분을 보고 있으니, 여러분 나이쯤의 제 모습이 새삼 떠오릅니다. 사회에서의 새로운 출발에 대한 가슴 두근거리는 기대‧설렘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앞으로의 인생 길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긴장감도 함께 있을 것입니다.
거센 파고로 다가오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기술혁명과 변화의 속도는 따라잡기 버거울 만큼 너무나 빠르고, 유례없는 글로벌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확신이 혼재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여러분에게 저는 스승의 마음으로, 그리고 먼저 살아본 인생 선배의 입장에서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부산대학교 졸업생 여러분!
살아가면서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길에 의심과 흔들림이 올 때, 내 삶의 ‘주제(Theme)’가 과연 무엇인지 조용히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세상의 변화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요즘 시대에 내 인생의 주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일은 더욱 소중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제가 여러분 나이대였을 때, 저 역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시간을 보내던 중에 우연히 들었던 가스펠 송에서 이런 가사가 들려왔습니다.
“Redeeming love has been my theme, and shall be till I die.” 구원의 사랑이 내 삶의 주제가 되었고, 내가 죽을 때까지 그러할 것입니다.
순간, 노랫말 속의 ‘theme’, 즉 ‘내 삶의 주제’라는 단어가 제 뇌리에 비수같이 꽂혔습니다. 대부분 사람은 삶의 목표를 세우고 성실히 인생을 살아갑니다. 저 역시 그랬고 여러분도 그랬을 겁니다. 그러나 일순간 내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지 의심이 올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나를 잡아주고 바로 세워주는 것이 바로 내 삶의 주제, Theme입니다.
그 Theme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자의 Theme은 나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나로부터 비롯되고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의 Theme이 정해지면 자신만의 신념을 가질 수 있고, 신념을 가진다면 타인의 평가와 기준은 더 이상 중요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힘든 고비마다 스스로 격려하고 인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신념을 가지고 본인의 일을 성실히 해나간 이들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탁월함으로 빛나게 되고, 어느새 주변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대학 부산대학교 졸업생인 여러분은 분명, 여러분 각자의 고유한 삶에 따른 가치 있는 각자의 Theme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벌써 찾았을 수도 있겠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앞서 이야기한 내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러분 삶의 주인공이 되어 여러분이 임하는 곳에서 쐐기돌, 즉‘Keystone’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건축학 용어인 키스톤은 아치 모양을 한 웅장한 건축물에서 가장 가운데에 위치한 돌을 말합니다. 키스톤은 아치 구조의 가장 한가운데에 위치하여 나머지 돌들이 제자리를 잡도록 만들어 주고, 구조물의 하중을 지탱할 수 있도록 합니다.
부산대학교 학위 과정을 마친 여러분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고 조율하는 키스톤으로서의 역할과 자격을 이미 충분히 공부하고 익혔습니다. 내년이면 개교 8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 부산대학교는 바로 대한민국 최초의 종합 국립대학이자 국립대 맏형으로서 동남권 지역발전과 국가균형발전, 그리고 우리나라 대학과 고등교육 발전에서 키스톤 역할을 해왔습니다.
여러분의 27만 동문 선배들이 각계 리더로서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 역사를 이끌어 왔듯이, 여러분도 이런 부산대학교의 고유한 DNA를 장착한 졸업생들이기에 분명 우리 사회의 키스톤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다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랑스러운 부산대학교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주인공이 될 정보화 사회, 인공지능 시대는 ‘내가 있는 바로 이곳이 세계 중심’이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모든 것이 내 역량에 달린 일입니다. 나만의, 우리 부산대학교만의 고유한 명품성과 대표성, 탁월성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믿고 당차게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모교 부산대학교도 바른 인성과 창조적 지성을 겸비한 차별화된‘부산대 냄새’나는 인재를 양성하고, 우리 대학이 잘 할 수 있는 고유한 연구 분야를 창출‧육성해 지‧산‧학‧연 시대를 중심에서 이끄는 키스톤 역할과 사명을 묵묵히 다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졸업생 여러분의 학위 취득을 축하드리며, 여러분이 걸어가는 영광스러운 그 길에, 저와 교무위원, 교직원 그리고 여러분의 가족들은 언제나 힘찬 응원과 박수를 보내드릴 것입니다.
자랑스러운 부산대학교 졸업생 여러분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5. 2. 28.
총장 최재원